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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불교 성지순례-인도 기행
 
 
  ‘선승’처럼 다가오는 간디여!
 
간디화장터
 
 
[인도성지순례]
[인도그림기행] ‘선승’처럼 다가오는 간디여!


나는 가난한 탁발자이다. 내 속세의 소유물은 여섯 틀의 물레, 감옥에서 쓰던 접시들, 산양 젖통, 여섯 벌의 옷과 타올, 그리고 내 알량한 명예이다. (간디 자서전)


간디
초기 불교의 나라, 부처님의 생애와 뒷모습을 따라가 보는 인도의 여정. 그 첫 만남의 성인은 마하트마 간디(Mahatma Gandhi, 1869~1948)였다. 뭄바이 간디의 집(Gandhi Memorial Museum)에서 맞닥뜨린 간디의 체온과 영혼은 여행자를 전율케 했다.

아주 어릴적, 나는 간디의 생애를 알기 전부터 간디의 모습을 좋아했다. 알 수 없는 영감이 숭배의 시간으로 불어나면서 더욱 그의 체취가 그리웠는데 시절인연은 이렇게 무르익었다. 그런데 또 하나의 서원이 이루어지는 순간, 기쁨은 반감되고 온통 부끄럽고 두려운 생각만이 엄습했다.
간디의 저서가 보관중인 1층을 지나 2층에는 사용했던 방이 그대로 보존돼 있었는데, 그가 처음 물레(찰카) 사용방법을 배운 곳이 여기라 한다. 그가 쓰던 단조로운 식용기와 샌달, 물레 등에서 가난한 성자의 체취가 뭉클하다.
내가 만일 염주를 세는 것과 물레 돌리는 것 가운데 택일해야 한다면, 내가 가난을 알고 이 나라에 굶주림이 있는 한 물레의 편에 손을 들어 그것을 나의 염주로 삼을 것이다.

이처럼 간디의 진리와 사랑은 불교의 지혜(반야)와 자비의 개념에 닿아있다. 또한 자기 희생과 봉사는 대승(大乘)의 보살도(菩薩道)와 결코 다르지 않다. 3년 전(2000년), 동아프리카 탄자니아로 가기 위해 경유한 남아프리카 공하국 요하네스버그 박물관에서 마주친 간디의 흉상. 그곳에서 그가 소수민족과 인도 난민을 위해 변호사로 애쓴 흔적을 살폈던 기
간디
억이 새록새록 하다.
그 후 리챠드 아텐보러(Richard Attenborough) 감독의‘간디’ 영화에 매료되어 수 차례 비디오를 보며 간디역의 벤 킹슬러(Ben Kingsley)를 좋아하게도 되었다. 영상은 고난에 찬 간디의 생애가 감동으로 다가 왔으며 자서전을 통해서는 그 영혼의 육성을 들을 수 있었다.


간디는 150년의 영국지배로부터 인도를 해방시킨 인도의 아버지로, 타고르는 그에게 ‘위대한 영혼’이라는 ‘마하트마’의 존칭을 부여했다. 그는 평생 비폭력 독립투쟁 외에도 힌두, 회교도의 종교 갈등과 여성의 인권, 계급철폐에 따른 불가촉 천민에 대한 끊임없는 연정과 헌신의 삶을 살았다. 간디는 참으로 가난한, 걸사정신(乞士精神)을 지닌 탁발자였지만 인도의 운명과 인류를 향해 진리를 추구한 순교자였다.
생전의 모습이 전시된 사진을 화첩에 담아 보는데 선승과 같은 수행자의 모습이 떠오르는게 아닌가. 그 간디의 모습을 그리고 싶어졌다. 그림을 위해 낡은 간디 앨범을 기념관에서 구해 귀국 후에도 자주 넘겨보는데 특이한 것은 어느 장면도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은 자연스런 참모습이요, 자애와 겸허함이 언제나 묻어난다는 사실이다.
그 중 노아카리에서 지팡이를 들고 좁은 인도교를 건너는 장면은 마치 어느 고승의 걸음을 떠올린다. 깎은 머리에 허리를 구부리고 카다르(인도의 수직 무명옷)를 걸친 채 마른 종아리에 샌달을 신은 모습이다. 그 사진을 보면서 나는 조선후기 인물화의 선구, 공재 윤두서의 탈속한 ‘고승’ 그림이 연상되었다. 따라서 그림은 고뇌에 찬 모습에서 험한 길도 미소 띠며 가는 수행자의 표정으로 바꾸고, 막대기를 대 지팡이로 고친 다음 붓을 떼었다.
과거의 역사와 삶은 말이 없지만 유물을 통해 그 영혼의 숨결을 추스린다. 인도 3대 박물관에 꼽힌다는 ‘프린스 오브 웨일즈 박물관(Prince of wales Museum)’은 인도문 북서쪽 500m지점에 있었다. 미술, 고고학, 자연사로 나뉜 전시 공간은 유물의 연륜과 다양성으로 인해 여행자를 한껏 들뜨게 한다.
기원전의 불상으로부터 주변국, 티베트, 네팔의 불상이 이채롭고 간다라 불상과 부처의 생애를 기린 조각이 눈길을 끈다.


가네샤신/쉬바신
특히 티베트 불교미술의 탱화, 힌두와 이슬람교의 세밀화가 매우 많다. 또 신의 나라답게 수많은 신상의 조각이 즐비한데 그 중 엘리펀트섬에서 출토된 시바신과 가네샤신, 그리고 브라흐만 신상이 눈에 띤다.
‘시바신’은 삼지창을 들고 있으며 지혜와 행운의 신이라는 ‘가네샤’는 코끼리 머리에 큰배를 내민 우스꽝스런 형상이다. 또 ‘브라흐만’은 4개의 머리와 물단지, 활, 판자, 베다를 들고 경배를 받는 모습으로 새겨져있다.
점심시간을 쪼개 서둘러 화첩을 끼고 식당을 나서자 문 앞에는 흥미 있는 먹거리가 펼쳐졌다. 잎담배에 싸서 먹는 ‘빤’이라는 음식인데 나뭇잎에 끈끈한 액체를 손가락으로 비벼 바른다음 온갖 향신료를 뿌리고 말아서 건네주니 상대편은 입에 쏙 넣는다. 잎만두처럼 여겨지는 빤은 5루피~50루피 까지 있단다. 가만히 보니 가격 탓인가.

주문하는 사람에 따라 재료가 모두 다르다. 한편 부산한 거리를 살피는데 앉은뱅이 소녀가 바퀴 달린 나무판에 앉아 구걸을 해와 몇 루피를 건네고 화첩을 펴들자 소녀는 훽 돌아서 버린다. 그녀의 수치와 자존심을 내가 건드린 모양이다.


글/사진: 이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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