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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뜻밖의 광경
 
싯다르타 이야기 - 뜻밖의 광경
 
 

어느날 밤,
저녁을 먹고 난 싯달타왕자는 야소다라 공주의 무릎을 베고 침상에 누었습니다. 악사들은 감미로운 음악을 연주하고 시녀들은 웃는 얼굴로 나지막이 서로 속삭이고 있었습니다.

그날 밤도 왕자가 이 호사스런 궁전으로 옮겨온 이후의 여느 밤들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날밤 왕자는 쉽게 잠이 들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가수를 불러 노래를 청했습니다. 가수는 공손히 절을 하고는 곧 마음속에서 떠오르는 대로 새로운 노래를 지어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녀가 어린아이였을 때 가보았던 먼나라 이야기며 행복한 사람들만이 살고 있다는 황금의 도시를 노래했습니다. 노래는 왕자를 감동시켰습니다. 노래가 끝나자 그는 가수에게 물었습니다. “숨김없이 내게 말해다오. 이 정원의 담장너머 그렇게도 아름다운 도시들이 진정 있단 말인가? 그곳에서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지? 이 훌륭한 궁전에서 보아온 것보다 더 사랑스런 것들이 이 세상에 또 있단 말인가? 어서 네가 아는 모든 것을 들려다오.”

 
“오 왕자님, 이곳은 분명 가장 훌륭한 궁전이옵니다. 그러하오나 세상은 넓고 넓어서 아름다운 곳들은 여기저기 많이 있답니다. 크고 작은 마을과 산과 계곡들, 이상한 언어를 쓰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제가 직접 본 것도 많았사오나 듣기만 하고 보지 못한 것들도 많이 있사옵니다. 전하의 궁전과 정원은 진실로 아름답기 그지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밖에도 아름다운 곳들은 많이 있답니다."
이야기를 들은 왕자는 이들 미지의 세계를 보고 싶은 강한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여러해 동안을 그는 이 궁전과 정원안에서만 살아왔던 것입니다. 바깥세상을 완전히 잊어버린 채.
이제 그는 여행을 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부왕에게 성밖으로 여행하게 해주기를 청했습니다. 왕자의 청을 들은 슛도다나왕은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이제 내 아들이 왕국을 돌아보고 싶어 하는구나. 암 그래야지. 그는 궁전 안에서만 오랫동안 지내왔다. 장차 그가 다스릴 왕국을 보여 줄테니 드디어 온 것이다.”
슛도다나왕은 아직도 그의 아들이 여행을 하는 동안 마음을 상할 어떤것도 보지 못하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하지않으면 왕자는 틀림없이 궁전을 떠나 성자의 생활을 따를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은밀히 대신들과 군인들을 불러 명령을 내렸습니다.
“내일, 싯달타왕자가 카필라성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그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집과 거리를 장식하여 화려하게 꾸미도록 하라. 늙거나 병든자 혹은 성치 않은자는 내일 하룻동안은 집안에 있도록 하라. 젊고 잘생기고 아름답지 않은것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하라.”
그리하여 매우 친절하게도 군인들이 걸인들을 왕자가 가지 않을 곳으로 데려갔습니다. 아침이 되자, 마부 챤나는 왕자의 애마인 칸타카를 손질하여 왕자를 태우고는 성문을 나섰습니다. 왕자가 아주 어릴 때 카필라바츄를 본 이후 처음 나선 길이었고, 그곳 사람들 대부분이 성장한 왕자를 처음으로 보게 된 때였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흥분해서 말을 타고 지나가는 잘 생긴 왕자님을 보기 위해 잘 꾸며진 거리에 줄지어 모였습니다. “키도 크시고 정말 잘 생기셨다!” 그들은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눈과 이마는 또 얼마나 환하신가! 장차 우리의 왕이 되실 것이니 우리는 운이 좋아.” 왕자 또한 몹시 즐거웠습니다.

도시는 깨끗하고 생기에 넘쳤으며 사람들은 모두 웃고 즐거워하고 심지어는 춤추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가 지나는 길은 꽃잎으로 덮여 있었고 장난스런 사람들은 사랑하는 왕자에게 꽃잎을 뿌리기도 했습니다. “그 노래가 맞았구나. 여기야말로 황금빛의 아름답고 신기한 곳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왕자님과 챤나는 말을 타고 가다가 즐거워하는 군중 가운데서 구부정하고 슬픈 얼굴을 한 노인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상하다,” 왕자는 한번도 본적이 없는 모습에 놀라 챤나를 보며 물었습니다. “챤나, 저기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왜 그의 얼굴은 다른 사람들처럼 환하게 생기가 없고 창백하고 주름살 투성이인가? 왜 저다지도 다른 이들과 다른 것인가?“ 챤나는 노인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왕자님, 그는 다만 늙은이 일뿐이옵니다.”

“늙었다고? 그렇다면 저 사람은 항상 지금처럼 늙었나? 아니면 최근에 저리 되었단 말인가?” “아닙니다. 오 왕자님, 수년전에는 그도 여기 있는 다른 이들처럼 젊고 건강했습니다. 그러나 서서히 젊음을 잃고 몸은 굽고, 볼에는 핏기가 없어지고 이도 빠져서 이제는 저런 모습이 된것이옵니다.” 놀라움과 슬픔에 찬 왕자는 다시 물었습니다.
“늙고 약해져서 고통받는 이는 저 가엾은 한사람 뿐인가? 아니면 누가 더 있는것인가?” “그렇습니다. 왕자님, 사람은 누구나 늙게 마련입니다. 왕자님도, 소인도 야소다라공주님도 라후라왕자님도 모든 이들이 매순간 늙어가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우리를 모두가 저처럼 늙게 될 것이옵니다.” 이야기는 싯달타왕자에게 너무도 충격적이어서 오랫동안 그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갑자기 벼락이라도 맞은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이윽고 마음을 가라앉힌 그가 말했습니다.



출처:불일회보 35호게재분
<현대불교미디어센터 자료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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