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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자의 슬픔
 
싯달타 이야기 - 왕자의 슬픔
 
 

“오 찬나여, 오늘 나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을 보았다. 이들 모든 젊고 행복한 사람들 가운데서 저 노인의 모습이 나를 슬프게 하는구나. 마차를 돌려 궁으로 돌아가자. 이번 여행의 모든 즐거움이 사라져 버렸다. 더 보고 싶지 않구나.” 챤나는 시키는대로 했습니다. 궁전에는 돌아온 싯달타왕자는 아무하고는 인사를 하지 않고 서둘러 윗층에 있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는 혼자 오랫동안 앉아 있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그의 변한 태도에 걱정스러워 기분을 돌리려 최선
을 다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저녁식사 시간에도 요리사가 솜씨를 다해 그가 좋아하는 음식을 내왔지만 그는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노래나 춤에도 전혀 관심이 없고 오로지 혼자 생각에 잠길 뿐이었습니다. “늙는 것, 늙는 것, 늙는다는 것...” 슛도다나왕은 왕자의 행복하지 못한 심경을 전해듣고 무엇이 잘못되었나 의아했습니다. “그에게는 좀더 다양한 것이 필요하다.” 왕은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를 위해 다른 여행을 마련해주자. 그러나 이번에는 더 아름다운 곳을 보여 주리라.” 그리하여 챤나는 다시 칸다카에 왕자님을 태우고 카필라바츄를 향해 달렸습니다. 거리는 전처럼 잘 단장되어 있었고 사람들은 한결같이 행복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왕자와 챤나에게만 한사람의 병자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저기를 보게, 챤나. 저렇게 심하게 기침을 하는 이가 누군가? 그는 왜 저리도 심하게 몸을 떨며 고통스러워하는가?” “그는 병자이옵니다. 왕자님” “왜 그는 병났는가?” “사람들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병을 앓게 되옵니다. 전하, 그는 어쩌면 상한 음식을 먹었거나 몸을 차게 했는지 모릅니다. 지금 그의 신체는 균형을 잃었고 열이 오른것 같사옵니다.”
“저기 무리지어 모여 있는 행복한 이들도 병에 걸릴까?” “그렇습니다. 왕자님 사람들은 오늘 건강하다가도 다음날 병에 걸리기도 하옵니다. 질병에서 안전한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이옵니다.” 이번에도 왕자는 깊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해할 수가 없구나. 질병이 언제 그들을 칠지 모르는데 어찌 저렇게 태평할 수 있을까? 마차를 돌려라 하룻동안 너무 많은 것을 보았다.” 궁전으로 돌아온 왕자는 전보다 더 불행해 보였습니다. 누구도 왕자를 웃게 할 수 없었고 왕자는 아무하고도 말하고 싶어 하지 않았습니다.

슛도다나왕은 왕자의 이 침통한 모습을 전해 듣고 매우 걱정스럽고 당황했습니다. “이제껏 왕자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왔다. 그런데 요사이 그의 가슴에 근심이 가득하다니, 대신들을 불러 왕자의 기분을 밝게 해줄 일을 찾아야겠다.” 대신들은 왕자가 다음 여행을 나설 때는 절대로 혼자 가지 않게 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가수와 무희들, 귀족들을 그와 함께 가도록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왕자가 좋아할 여러 가지 유흥을 즐길수 있게 특별히 마련한 공원을 방문할 것을 계획했습니다.
그리하여 다시 싯달타왕자가 궁전 밖으로 나가기를 청했을 때에는 되도록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게 많은 것들이 준비 되어졌습니다. 시가지도 전보다 더 아름답게 꾸며졌습니다. 싯달타왕자는 다시 챤나가 모는 마차를 타고 궁전을 나섰습니다. 이번에는 다른때와 달리 대신들과 약사들, 하인들이 뒤따르고 있어서 마치 무슨 의식적인 행진이라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사람들은 전처럼 길거리에 나와서 이 거창한 왕실의 행렬을 지켜보며 환영했습니다. 그러나 세 번째로 싯달타왕자와 챤나에게만 보이는 광경이 있었습니다. 어느 집에서 슬픈 얼굴을 한 사람들이 안에는 흰천으로 싼 사람이 누워있는 긴 관을 들고 나와서는 길옆으로 천천히 걸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챤나, 왜 저 사람은 지금 관속에 누워 있는가? 아직 자고 있나? 그리고 사람들은 왜 울고 있는가? 그를 어디로 데려가는 것인가?” “전하, 그는 죽은 사람이옵니다.” 왕자는 당황했습니다. “죽는다는 것이 무엇인가? 그리고 만일 그의 몸을 태운다면 고통스럽지 않겠는가? 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말해주게.” 그래서 챤나는 슛도다나대왕이 여러해 동안 애써 그에게 감추려고 해왔던 일들을 설명했습니다.

“저 사람도 한때는 전하와 저처럼 살아 있었습니다. 그는 나서 어린애에서 젊은이로 성장하게 됩니다. 그는 세상의 기쁨과 슬픔을 겪으면서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루고 생활을 위해 일을 하면서 점차 늙어갑니다. 그리고는 점점 몸이 약해지다가 결국은 자리에 눕게 됩니다. 기억력도 약해져서 가까운 친지조차도 알아 볼 수 없게 됩니다.
점점 상태가 나빠져서 마침내 숨이 그의 몸을 떠나버립니다. 이제 그는 죽었습니다. 이제 그는 죽었습니다. 살아있는 동안 그가 그렇게도 아끼던 몸만 남기고 모든 것이 떠나버렸습니다. 아무런 감정도 없이 차갑게 누워 있습니다. 그러니 가족들이 저몸을 태운다고 해도 그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합니다. 모든 것이 이미 떠나버렸기 때문입니다.
“말해보게 챤나. 저처럼 죽는 것은 특별한 경우인가?” “아닙니다. 전하 그렇지 않사옵니다. 사람들 가운데에는 늙을때까지 살지 못하는 이도 있고 아프지 않는 경우도 있사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은 예외없이 언젠가는 죽게 되옵니다.” 숨김없이 말하는 챤나의 이야기는 왕자에게 깊은 충격을 주었습니다.
“네 말대로라면 내 아내도 아들도 친구들도 그리고 나도 언젠가는 죽는다는 말인가? 오늘 여기서 내가 만난 저렇게 명랑하고 잘 차려입은 저들도 모두 죽는단 말인가? 죽음이 모두를 기다리고 있는데 춤추고 노래하다니 얼마나 어리석은가!
언젠가는 흰 천 한 장만 감고 떠나게 될 사람들이 저렇게 잘 차려입어야 할 까닭이 있을까? 사람들은 죽음을 잊어버리고 있는 걸까 아니면 심장이 튼튼해서 죽음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긴단 말인가? 돌아가자 챤나. 궁전으로 가서 생각해보고 싶구나.

출처:불일회보 36호게재분
<현대불교미디어센터 자료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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