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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에 챤나는 마차를 궁전이 아닌 왕자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공원으로 몰아갔습니다. 그곳에는 가장 매혹적인 가수들과 무희들이 와서 기다리고 있었고 악사들과 대신들이 모였으며 궁전에서 온 요리사가 솜씨를 낸 훌륭한 잔치상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왕자가 마차에서 내리자 모여 있던 이들은 박수를 치며 기쁘게 맞이했습니다. 그러나 왕자는 웃지도 않았고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가슴은 그날 본 죽음에 대한 생각으로 꽉 차 있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최선을 다해 왕자를 기쁘게 하려고 애썼습니다. 무희들은 수심에 잠긴 잘생긴 왕자님의 얼굴에 미소라도 떠오르게 하려고 온갖 아름다운 자태를 나타내 보였습니다. 그러나 왕자님은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는 인간이 늙고 병들고 죽는 모습을 지워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대신들 가운데 한사람이 왕자가 그를 위해 마련한 온갖 종류의 유흥을 어느 하나도 즐기지 않는 것을 보고 그에게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는 친근한 태도로 넌지시 말했습니다. “왕자님, 이 아름다운 무희들을 본 체 만 체 하시고 또 잔치에도 참여치 않으심은 옳치 않사옵니다. 이리 오소서 왕자님은 이제 한창 젊고 건강하십니다. 즐거이 노셔야 하옵니다. 무슨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이라도 있사옵니까?” 그러나 싯달타왕자는 낮으나 힘있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경은 나를 이해하지 못하오.
내가 여기 모인 이들이나 이 여러 가지 유흥들을 싫어해서가 아니요. 하지만 그들의 아름다움이 얼마나 쉬이 사라지는 것이며 모든 것은 그다지도 빠르게 변화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 이상 즐거움을 발견할 수가 없소.” “만일에 늙지도, 병들지도, 죽지도 않을 수 있다면 나는 이 모든 사랑스런 것들에서 큰 즐거움을 얻었을 것이요. 그러나 미래에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가를 아는 내가 이 불행 속에서 어찌 쉬이 사라져버릴 쾌락을 만족할 수 있겠소?” “친구여. 그대는 쉽사리 즐거워 할 수 있는 것을 보니 나보다 마음이 강한 것 같소. 내게는 모든 것이 고통으로 보일 따름이요. 이 고통스러움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기까지는 어떤 세속적인 즐거움도 내 흥미를 끌지는 못할 것이오.” 모든 이들은 왕자의 기분을 밝게 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깨달았고, 그래서 힘없이 궁전으로 돌아왔습니다. 대신들은 왕에게 싯달타왕자는 아무것에도 관심이 없었고 조금도 즐거워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했습니다. 슛도다나왕은 시름에 잠겨 오래 잠들지 못했습니다. “사랑하는 내 아들. 너를 이 궁전에 붙잡아 두기 위해서는 내가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이냐? 무엇으로 너를 즐겁게 해 줄 수 있단 말이냐?” 왕자가 곧 궁전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걱정스런 생각으로 왕은 그날밤을 절망 속에서 보냈습니다. 왕자는 점점 더 우울해졌습니다. 그는 모든 것에 흥미를 잃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는 거의 아무것도 먹지 않았고 그래서 창백하게 야위어 갔습니다. 왕을 비롯해서 모든 사람들이 사랑하는 싯달타왕자에게 나타난 이 서글픈 법회에 근심에 잠겼습니다. 어느날 왕자는 슛도다나왕을 찾아가 말하였습니다. “전하, 요사이 제 마음은 너무도 괴롭사옵니다. 마음이 편치 못하오니 다시한번 궁전을 나갈것을 허락해 주옵서소. 아마도 환경의 변화가 제게 좋은 도움이 될 것 같사옵니다.” 왕은 왕자의 청을 곧 허락했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을 기쁘게 하고 그를 다시 행복하게 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는 가장 신임하는 대신 몇을 불러 왕자와 함께 가도록 하고 왕자의 거동을 잘 살피도록 분부했습니다. 싯달타왕자는 칸다카에 안장을 얹어 그위에 올라 궁전을 나와 교외로 달렸습니다. 어느 논 가까운 곳에서 왕자는 말을 내렸습니다. 대신들은 그의 뒤를 바싹 쫓았습니다. 그들은 궁전의 소문이며 재담, 우스개 소리로 왕자의 관심을 끌려고 애썼습니다. 그러나 왕자는 그런 한가한 이야기에는 귀도 기울이지 않고 대신들을 뒤에 남긴 채 멀리 걸어갔습니다. 싯달타왕자는 넓게 펼쳐진 논을 쳐다보았습니다. 한 농부가 소를 몰아 땅을 갈고 있었고 새들은 지저귀며 태양은 눈부시게 빛났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논을 갈아 나간 자국이 마치 호수위의 물살같구나. 그는 앉아서 오랜만에 처음으로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좀더 자세히 주위를 살펴보자 새로운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농부가 쟁기질을 하여 땅에 고랑을 파면서 지나가자 그 쟁기날에 수백마리의 작은 벌레들이 죽은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도 많은 벌레들이 집을 잃고 앞뒤로 우왕좌왕 도망치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는 또한 새들도 즐거이 노래만 부르고 있는 것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새들은 계속 먹이를 찾으며 놀란 벌레들을 와락 덮쳐 쪼아먹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가는 매나 독수리 같은 더 큰 새가 나타나면 멀리 달아나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그는 소가 무거운 쟁기를 끌고 땅을 가느라 무척 힘이 들어 하는 것을 알았습니다. 농부의 채찍은 소의 옆구리에 고통스런 자국을 남겼습니다. 농부 또한 너무나 힘들게 일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짐승처럼 거칠고 볕에 그을은 몸은 온통 땀으로 얼룩져 있었습니다. 참으로 비극적인 광경이었습니다.
출처:불일회보 37.8호게재분 <현대불교미디어센터 자료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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