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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류적 시상주의(詩想主義) 의 현대적 표현


이미 현재의 우리 화단은 제자 백가라 할 만큼 다양한 작가들의 개인적 표현 방법과 이념이 공존하고 있다. 굳이 한국화가라는 명칭으로 범위를 한정한다 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따라서 이제는 나와 다른 작업태도나 방법과 같은 외부적인 조건들은 오히려 나를 풍족하게 해주고, 나의 예술적 위치를 규정해 주는 가늠자가 되었다.  즉 수묵과 채색, 이상과 현실, 전통과 현대 등등의 개념은 대립적이기 보다는 단지 용어적 개념의 수평적 사유 체계로 이해해야 하는 그 무엇이라는 말이다.


이러한 화단의 여러 정황으로 볼 때에 박경호의 작품을 대할 때 받는 느낌은 익숙함과 함께 낯설음이라는 아이러니로 와 닿는다.  익숙함이라 함은 실경산수와 함께 화조, 영모, 어해등은 전통적으로 많이 접해온 것이어서 감상함에 거리감 없이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익숙함이 오히려 낯설기도 한 역설적인 상황은 현대라는 용어를 단순 잣대로만 여겨 왔던 우리들의 인식에 기인한다.  따라서 서두에서 언급한 대로 현대라는 용어는 특정양식을 규정하는 것이 아닌, 수평적 시대상황이라는 통시적 개념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겠다.  이는 박경호라는 작가가 긴 시간을 실험적이고 해체적 작업이 아닌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자세로 자신의 화업에 매진해 왔기 때문이다.